초파일1 내가 만난 어른 아마도 고등학교때의 일이다. 내가 다닌 학교는 불교학교라 해마다 초파일이 가까와지면 연등을 만들었고 초파일 행사에 참가해야했다. 한잎 한잎 연꽃을 정성스레 붙이는 일은 좀 재미있었지만 초파일 행사에 학생들을 동원하는 일은 좀 그랬다. 하지만 어쨋거나 나는 반친구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신나게 떠들면서 여의도로 갔다. 고등학생인 우리는 이제 머리가 좀 굵었다고 종교 및 사회현상을 비판했다. 불교는 썩었어, 나와 한 친구가 논쟁을 주도했다. 천주교는 그래도 깨끗해. 때는 80년대, 즉슨 김수환 추기경의 인덕이 온누리에? 미치고 명동성당이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통하던 시절이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는 아기를 데리고 있는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우리의 논쟁을 가만히 듣고만 계셨다. 우리가 열띤 종교 논평을 끝내고.. 2025. 4.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