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링1 우크라이나에서 온 소녀 얼른 지하철을 타려고 가는 길이었다. 시끄러운 지하철의 소음과 번잡함에서 나를 차단하기 위한 고성능차단기-노이즈캔슬링 헤드폰을 뒤집어쓰고 약속 시간에 늦을까 얼른 가는 길이었다. 외국인 젊은애가 보였다. 밝은 금발에 얼굴은 백인들이 흔히 그렇듯 흰게 아니라 분홍색인, 말갛고 화장도 전혀 하지 않은 스무살 될까 말까한 어린애였다. 흘깃 쳐다보며 참 분홍색이구나 하고 지나가려는데, 그런데 나를 부른다. 혹시 길을 물으려고 하나 싶어서 얼른 뒤집어쓴 헤드폰을 벗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앞에 안고 있던 왠 종이상자를 조심스럽게 열더니 꽤 유창한 한국어로 자기는 우크라이나 사람이고 전쟁으로 힘든 고국의 사람들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상자엔 알록달록한 슬라브풍의(용서하기를 바란다. 러시아 마트료슈카 비슷하.. 2025. 6. 21. 이전 1 다음